2008년 7월 3일 목요일

[철도개량사업의 그늘-태백시 통리역 르포](상) 물류시설 존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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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역사 물류역 곧 폐쇄…인근 탄광 ‘우린 어쩌라고’
[철도개량사업의 그늘-태백시 통리역 르포](상) 물류시설 존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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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말 강원 태백시 동백산역과 도계읍 도계역을 연결하는 구간의 터널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화물운송 능력과 열차운행 안전성을 높이려는 철도 개량 사업이 1990년부터 전국 노선 34곳에서 벌어지면서 이전해야 하는 연탄·양회 등 물류시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삼척/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철도 개량 사업으로 새 철도가 건설되면서 폐선 구간의 연탄공장·양회·탄광·저유소 등 철도 물류시설들이 존폐 위기를 맞고 있다. 이전 비용과 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이 문을 닫게 되면 국가경제 및 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는 ‘사기업 문제’라며 지원을 외면하고 있다. 철도 개량 사업으로 물류시설이 겪는 속앓이를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

지역취재팀 손규성 김종화 송인걸 박영률 오윤주 기자

지난 14일 아침, 강원도 태백시 통리역(역장 이호영)엔 직원 두세 사람이 들고나는 열차에 수신호를 보내느라 안갯속을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두칸짜리 간이역인 이곳은 직원 24명이 3교대로 화물 50여회 여객 20회 등 하루 평균 70여편의 운행을 관리하고 있다.

통리역은 인근 ㈜경동 상덕광업소(경동탄광)에서 캐낸 무연탄을 취급하는 대표적인 물류취급 역이다. 그런데 철도 개량 사업으로 이르면 내후년 폐쇄돼 60여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영동선 동백산~도계 구간의 새 철길이 개통되기 때문이다. 산골터널이 낡아 무너질 위험이 있고 20㎞ 채 안 되는 구간의 최대 표고차가 400m에 이르러 안전운행에 지장을 받아왔다는 게 그 이유다.




탄광에서 4.7km 떨어진 통리역 무연탄 저탄장까지 화물차로 무연탄을 실어낸 뒤 전국에 무연탄을 공급해 온 상덕광업소는 요즘 고민에 빠져 있다. 정부가 1990년대 말부터 철도 개량 사업을 진행하면서 광업소 쪽의 의견수렴은 고사하고 역 폐쇄 사실조차 제대로 알리지 않아 속수무책이 돼 버린 것이다.

탄광에서 8㎞ 이상 떨어진 동백산역에 저탄시설을 새로 갖추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탄광이 문을 닫으면 이곳 노동자 1600여명과 운송 관계자 400여명 등 2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인다. 지난해 이곳에서 캐낸 무연탄은 106만톤. 민영탄광 총생산량 159만톤의 66.7%, 대한석탄공사를 포함한 우리나라 연간 생산량 283만톤의 37%가 넘는다. 철도 개량 사업으로 존폐 위기에 놓인 물류시설은 장항선의 홍성역, 태백선의 장락역, 대구선의 반야월역, 영동선의 통리역 등 노선 8곳에 연탄공장·양회사일로·저유소·벌크자원업체 등 24곳이나 된다.


“정부, 폐쇄 일정 통보도 없었다”

상덕광업소는 1990년대 초 정부가 사양화 길에 접어든 석탄산업을 정리하면서 남긴 전국의 민영탄광 다섯 곳 가운데 한 곳이다. 경동탄광 쪽은 산업자원부가 톤당 2만5000원 지원하는 석탄생산 안정지원금으로 탄광을 운영하고 있다.

장성남 통리역 부역장은 “경동탄광이 태백시민의 주요 일자리인데다 기간산업인 점에서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상덕광업소 신동섭 기술부소장은 “지난해 8월께 한국철도공사 관계자가 찾아와 통리역 폐쇄에 따른 회사 입장과 철도공사의 입장을 얘기했을 뿐 구체적인 폐쇄 일정이나 정부 차원의 지원방안 등은 듣지 못했다”며 “2월 초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통리역이 폐쇄될 경우 지역 여론을 묻는 공문이 왔다’는 태백시 관계자의 말을 들은 게 전부”라고 밝혔다.

그는 “30억원에 이르는 이전 비용을 마련한다고 해도 이전 예정지 주민들 반대를 무마하고 시설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 김효우 품질관리팀장은 “15톤 화물차로 탄광~통리역까지 운송하는 데 현재 2만여원에서 새로 건설되는 동백산역까지는 최소 3만2000원으로 연간 7억~10억원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 윤동희 물류기획팀장은 “폐쇄에 대비해 철도공사에서 새 저탄장 시설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것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통리역 대신 새 철도를 따라 영주 쪽으로 3㎞ 떨어진 동백산에 새 역을 건설하고 있다.

지역취재팀 loca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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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 2007-02-24 오전 11:27:36 기사수정 : 2007-02-24 오전 11: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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